장자가 어느 날, 군데군데 꿰맨 베옷을 입고, 띠를 띠고, 해어진 짚신을 신고, 위나라의 혜왕(惠王)을 찾았을 때 혜왕은 물었다. "선생님은 어떻게 그처럼 피폐(疲弊) 하십니까?" 장자가 "이것은 가난한 것이지 피폐한 것이 아닙니다. 선비로서 도덕을 가지고도 행하지 않는 것은 피폐한 것이지마는, 옷이 해어지고 신이 뚫어진 것은 가난한 것이지 피폐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이 이른바 때를 만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가난이 자랑은 아니지만 결코 불명예스러운 것도 아니다. 튼튼한 수족과 굳센 마음, 무슨 일이고 꺼리지 않고 할 수 있는 힘, 가난하기 때문에 참을성이 있고, 적은 것도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 가난하기 때문에 슬픔을 가슴에 품고 지그시 견디는 용기, 가난하기 때문에 우정이 두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