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69. 南으로 창을 내겠소

높은바위 2005. 7. 11. 05:54
 

69. 南으로 창을 내겠소

 

                        김 상 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1934. 문학

 

* 이 시는 자연과 함께 사는 인생의 즐거움을 노래했다. 이 시의 서정적 자아는 여유있게 농사일을 하면서 손님을 반기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왜 사냐건 웃지요’에서 그 마음이 가장 함축적으로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