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 고 독
김 광 섭(金光燮)
내
하나의 生存者로 태어나서 여기 누워 있나니
한 間 무덤 그 너머는 무한한 氣流의 波動도 있어
바다 깊은 그 곳 어느 고요한 바위 아래
내
고달픈 고기와도 같다.
맑은 性 아름다운 꿈은 잠들다.
그리운 世界의 斷片은 아즐타.
오랜 世紀의 지층만이 나를 이끌고 있다.
神經도 없는 밤
時計야 奇異타.
너마저 자려무나.
---시집 「憧憬」(1938)---
1.詩作 배경
매우 지적인 시다. 그러므로 이런 시는 서정 중심의 리드미컬한 시와는 달라서 매 행의 호흡이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음악성 중심으로는 역을 수 없는 주지시의 특징은 이런 데 있다.
자유를 잃고 외세의 지배를 받던 사회에서 모든 생활을 버리고 그날 그날 생존만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던 지성인의 자의식과 고민이 심각하게 표현되어 있다.
2.시상의 전개
*제1연(1행~6행):자유를 잃고 기류의 파동 속에 침전한 자아의 모습
*제2연(7행~12행):무덤 상태에서의 자학적 모습
3.주제:무위(無爲)와 침전(沈澱)의 삶에 대한 자의식
4.시어의 상징 의미
*생존자-생활자가 못되고 그저 목숨만 붙어 있는 상태
*무덤- 아득한 공간의 기류 속에서 자아가 죽은 듯이 누워 있는 곳
*세계의 斷片은 아즐타-추억과 희망의 단편들조차도 아득하다
*오랜 세기의 지층-오래된 비극적 세기의 쌓이고 쌓이는 역사의 지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