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211. 떠나가는 배

높은바위 2005. 9. 24. 07:50
 

211. 떠나가는 배

                          

                            朴    龍    喆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해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간다.


                --- 「시문학」창간호(1930)---




1.시작 배경

  1930년대에 우리 민족은 일제의 탄압에 견디지 못하고 해외로 유랑의 길을 떠났다.일제의 탄압은 특히 젊은 사람들의 의욕을 꺽고 실의에 빠지게 하기에 청년들은 참다운 일을 찾아 ‘앞 대일 언덕’도 없이 떠나가게 된다. 고국을 떠나는 사정이 타의에 의해서이기 때문에 ‘헤살짓는다’라고 말한다. 망명의 모습을 상상하며 조국을 떠나는 배로 비유하면서 울적한 심경을 노래하고 있다.


2.시상의 전개

  *제1연-조국을 떠나고 싶은 마음

  *제2연-항구에 대한 미련

  *제3연-지향없이 떠나는 슬픔

  *제4연-떠나고 싶은 마음 강조


3.주제:일제하에서 조국을 떠나는 울분과 비애


4.제재:망명으로 떠나는 배


5.표현법:수미쌍관법, 반복법


6.시어의 의미

  *헤살짓는다-짓궂게 일을 훼방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