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27. 제 비

높은바위 2005. 7. 26. 07:56
 

127. 제   비

 

                              김 구 용

 

  열 마리, 백 마리, 천 마리, 제비들이 막막한 海面위로 물의 향훈을 꿈꾸며, 이 공포를 횡단하고 있다. 나의 어지러움이 어느 바다에 부침하는 제비의 遺骸와 같을 숙명이라 하여도 좋다. 그러나 단 한 송이의 장미와 녹음과 담下를 삽입할 여백도 없이 말아오르는 성난 파도 위를 제비들이 날으며 있다. 그것은 노력이 反要하는 무형의 바탕에서, 나의 제비가 날으는 힘이라고 하자.

 

                      1976. ꡔ詩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