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독일

휠더린

높은바위 2015. 2. 14. 12:03

 

 

        운명의 여신에게

 

권능을 지닌 자, 그대들이여, 다만 한 여름과 한 가을을

저의 성숙한 노래를 위해 허락하옵소서,

그리하여 감미로운 유희에 포만하여,

저의 마음이 온유해져서 죽게 하소서!

 

삶에서 거룩한 권리가 부여되지 못한 영혼은

저 하계의 명부에서도 쉬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느 땐가 나의 마음 속에 있는

거룩한 것, 시가 완성되면,

 

환영하리다, 오, 음영의 세계의 적막이여!

비록 나의 현악이 나를 배웅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만족하리다. 나는 한 번 신들처럼 살았으니

그 이상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으리다.

 

 

 

* 휠더린은 1806년 이래로 죽을 때까지 35년 동안 정신병자로 지내게 된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고 그의 시를 읽을 때 그 시에 깃들여 있는 우울감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