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휘트먼

높은바위 2015. 5. 5. 08:27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무서운 향해는 끝났다.

배는 온갖 난관을 헤치고, 찾던 불씨도 획득하였다.

항구는 가깝다. 종소리와 사람들의 함성이 들린다.

바라보면 우람한 용골돌기, 엄숙하고 웅장한 배.

그러나 오오 선장이여! 선장이여! 선장이여!

오 뚝뚝 떨어지는 붉은 핏방울이여,

싸늘하게 죽어 누워 있는

우리 선장의 쓰러진 갑판 위.

 

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일어나 종소리 들으시오,

일어나시라, 깃발은 당신 위해 펄럭이고

나팔은 당신 위해 울리고 있다.

꽃다발과 리본으로 장식한 화환도 당신을 위함이요,

당신을 위해 해안에 모여든 무리.

당신을 부르며, 동요하는 무리의 진지한 얼굴과 얼굴

자, 선장이여! 사랑하는 아버지여!

내 팔을 당신의 머리 아래 놓으시오.

이것은 꿈이리라. 갑판 위에

당신이 싸늘하게 죽어 쓰러지시다니

우리 선장은 대답이 없고, 그 입술은

창백하여 닫힌 채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 아버지는 내 팔을 느끼지 못하고,

맥박도 뛰지 않고 의지도 없으시다.

배는 안전하게 단단히 닻을 내렸고, 항해는 끝났다.

무서운 항해에서 승리의 배는 쟁취한 전리품을 싣고 돌아온다.

환희하라, 오오 해안이여! 울려라, 오오 종이여!

그러나 나는 슬픔겨운 발걸음으로

싸늘하게 죽어 쓰러져 있는

우리 선장이 잠든 갑판을 밟는다.

 

 

 

* 미국 제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을 선장에 비유하여, 암살에 의한 죽음을 슬퍼하며 그 공적을 기린 시이다.

나라를 배에 비유한다면 대통령이 선장이라는 비유는 아주 타당하다.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독학하면서 높은 교양을 몸에 지니고 대시인이 된 그는 링컨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었던 듯하다.

이 시를 잘 모르는 이였다 하더라도 영화『죽은 시인의 사회』를 본 이라면 이 시를 들어보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