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휘트먼

높은바위 2015. 5. 4. 08:57

 

 

           나 여기 앉아 바라보노라

 

나 여기 앉아 세상의 모든 슬픔과 모든 욕된 모욕을 바라보노라.

나는 젊은 사나이들이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뉘우쳐 우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가난하여 자식에게 학대받는 어머니가 굶주림으로 죽는 것을 본다.

나는 남편에게 학대받는 아내를 보고 젊은 여인을 유혹하는 사내를 본다.

나는 질투와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말미암은 고민과 그 일들이 남몰래 이루어짐을 주목한다.—나는 그 모든 일들을 땅 위에서 본다.

나는 전투와 질병과 학정을 보고—순교자와 죄수들을 본다.

나는 바다의 굶주림을 관찰한다, 남은 사람들의 연명을 위해 누가 죽을 것이냐 제비 뽑는 선원들을 관찰한다.

나는 노동자와 가난한 이와 흑인들에게 던져지는 오만한 사람들의 모욕을 본다.

이 모든 끝없는 더러움을 나는 바라본다.

보고 들으나 앉은 채 가만히 있다.

 

 

 

* 이 시에서 느낄 수 있는 바와 같이 휘트먼의 자기 확대 또는 자기 확산의 스케일의 크기는 전무후무한 것이어서, 그런 의미에서 그의 시는 어느 시대에도 독자의 의식을 거세게 흔들어 놓고 있다.

그것은 자연의 원시적인 것에서 본질을 찾고, 평범한 것에서 미를 발견하는 멋진 역설적 인식에 넘치는 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