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토박이말 '집들이'

높은바위 2022. 10. 12. 07:39

 

이사하면 꼭 하게 되는 '집들이'......

'집들이'와 관련된 우리말에 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렇게 손님을 불러 대접하는 일을 '손겪이'라고 하고, 크게 손님을 치르는 일은 '일결'이라고 하는데, '집들이'는 대표적인 '손겪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에 남부 지방에서는요, 새집을 지어서 이사한 날 저녁에 마을 사람들과 일가붙이들을 불러다 큰 잔치를 베풀어 '집들이'를 했는데요.

농악대가 합세해서 흥을 돋웠다고 합니다.

 

마루나 마당에서 한바탕 농악을 치고 나서 상쇠가 덕담을 늘어놓기를 [마루 구석도 네 구석, 방구석도 네 구석, 정지 구석도 네 구석, 삼사십이 열두 구석 좌우 잡신 맞아다 맞아들이세]라고 했답니다.

다른 구석은 다 놔두고 구석에 먼저 관심을 나타냈던 것은 이곳에 귀신이 거처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집들이'처럼 새집에 들거나 이사했을 때 내는 '턱''들턱이'라고 합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 남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턱'이라고 하는데, 한턱낼만한 일'한턱 거리', 한턱낸다고 큰소리만 치고 실제로는 보잘것도 없고, 먹잘 것 없이 내는 턱'헛턱'이라고 합니다.

 

'돌림 턱'은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음식을 내는 턱인데, 이렇게 음식을 내서 함께 먹는 일'도르리'라고 합니다.

'도르리'똑같이 나누거나 나누어 주는 일을 뜻하기도 하지요.

'도르리'한 사람이 내서 여럿이 함께 먹는 것이고, 여럿이 추렴해서 나누어 먹는 일'도리기'라고 합니다.

 

여럿이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크고 둥근 밥상'두리반'인데 '두리반'에 차린 음식상은 '두리기 상', '두리기 상'에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먹는 일'두리기'라고 합니다.

'세뚜리'한 상에서 세 사람이 밥을 먹는 일을 뜻하는 데, 새우젓 같은 것의 한 독을 세 몫으로 가르는 것'세뚜리'라고 합니다.

 

'책씻이'옛날 서당에서 아이가 책을 한 권 떼거나 베끼는 일이 끝나면, 부모가 훈장과 동첩들에게 한 턱을 내던 풍습이고요.

'반살미'신혼부부를 친척집에서 초대해 대접하는 일, '박쌈질'음식을 '박쌈'으로 도르는 일인데, '박쌈'남의 집에 보내려고 음식을 담고 보자기로 싼 함지박을 가리킨 것입니다.

 

'박쌈'에는 아마도 음식보다는 인정이 더 푸짐하게 담겨 있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