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영국

테니슨

높은바위 2015. 3. 22. 09:09

 

 

  모랫벌을 건너며

 

해는 지고 저녁별 빛나는데

날 부르는 맑은 목소리

내 멀리 바다도 떠날 적에

모랫벌아, 구슬피 울지 말아라.

 

끝없는 바다로부터 왔던 이 몸이

다시금 고향 향해 돌아갈 때에

움직여도 잔잔해서 거품이 없는

잠든 듯한 밀물이 되어다오.

 

황혼에 울리는 저녁 종소리

그 뒤에 찾아드는 어두움이여!

내가 배에 올라탈 때

이별의 슬픔도 없게 해다오.

 

이 세상의 경계선인 때와 장소를 넘어

물결이 나를 멀리 실어 간다 하여도

나는 바라노라, 모랫벌을 건넌 뒤에

길잡이를 만나서 마주 보게 되기를.

 

 

 

* 워즈워드를 뒤이어 42년 동안 계관 시인의 자리에 있었고, 1884년에는 남작의 지위를 얻었다.

자연을 사랑하면서 84세의 나이로 죽은 테니슨이 죽음을 앞둔 때 지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