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중국

이백(李白)

높은바위 2015. 7. 9. 20:28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 금릉의1) 봉황대에 올라

 

鳳凰臺上鳳凰遊(봉황대상봉황유)                        봉황대2) 위에 봉황이 노닐더니,

鳳去臺空江自流(봉거대공강자류)                        봉황 떠나 누대 비어 강물만 흐르네.

吳宮花草埋幽徑(오궁화초매유경)                        오의 궁전3) 화초는 그윽한 길에 묻혔고,

晉代衣冠成古丘(진대의관성고구)                        진 때4) 왕족 귀족 들은 죽어 옛 무덤 언덕을 이루었구나.

三山半落靑天外(삼산반락청천외)                        삼산은5) 하늘 밖에 반쯤 걸려 있듯 하고,

二水中分白鷺洲(이수중분백로주)                        진수(秦水) 회수(淮水)6) 두 강은 백로주를7) 갈라 흐르네.

總爲浮雲能蔽日(총위부운능폐일)                        모두가 뜬구름이 하늘을 가렸음으로 말미암음이니,

長安不見使人愁(장안불견사인수)                        장안은8) 보이지 않고 내 시름만 일으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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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릉(金陵) : 지금의 남경(南京).

 

2) 봉황대(鳳凰臺) : 남경에 있는 대.

남조 송(南朝宋)의 왕의(王顗)란 사람이 봉황이 떼를 지어 모인 것을 보고 그 자리에 대를 창건했음.

봉황(鳳凰)은 상상의 서조(瑞鳥)로 ‘닭의 머리,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의 등, 물고기 꼬리 모양을 하고, 5색 빛에 5음을 내는데 수컷이 봉이요 암컷이 황’임.

 

3) 오궁(吳宮) : 삼국 시대 때의 오 나라 손권(孫權)의 궁전.

 

4) 진대(晉代) : 진(晉) 나라 시대(265~420).

서울이 낙양(洛陽)이었다가 동진(東晉) 때(317~420) 서울을 건업(建業) 곧 지금의 남경으로 옮겼음.

 

5) 삼산(三山) : 금릉의 서남쪽에 세 봉우리가 잇달아 있는 산.

 

6)이수(二水) : 진수(秦水)와 회수(淮水). 진회(秦淮).

강소성 강녕현(江蘇省 江寧縣)의 두 강으로 이 주변이 육조(六朝) 때 진(陳)의 도읍지였음.

 

7) 백로주(白鷺洲) : 진수와 회수가 돌아 이룬 섬.

두 강은 중도에서 합류하다가 하류에서 갈라져 한 줄기는 성 안으로 들고 한 갈래는 성 밖을 돌아 흐르는데, 그 중간에 백로주 섬이 생겨났다고 함.

 

8) 장안(長安) : ① 서울. 수도(首都). ② 옛 중국의 전한(前漢), 수(隋), 당(唐) 등의 서울. 지금의 섬서성 서안(陝西省 西安), 장안(長安) 일대.

여기서는 ②의 당 나라 서울을 말함.

 

 

 

* 이 작품은 지은 유래가 유명하니, 지은이가 현종(玄宗) 임금 때 조정에서 버림을 받아 유랑하던 중에 무창(武昌)의 황학루(黃鶴樓)에 가서 시를 지으려 했는데, 이미 최호(崔顥) 시인이 절창(絶唱)의 시를 지었음을 보고는 그 시에 감탄하여 짓지 못하고 금릉으로 가서 이 시를 지어 최호의 ‘등황학루(登黃鶴樓)’ 시와 비교토록 했다는 것이다. <귀전시화(歸田詩話)>

 

그래서 그런지 두 시는 착상(着想)이 비슷하고 운자(韻字)도 같다.

최호 시의 끝구가 ‘煙波江上使人愁(안개 낀 장강 언덕에서 시름겨워 하노라)’이니 이 시의 ‘長安不見使人愁’와 닮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 시는 단순히 경관을 풍류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의 사회를 개탄했음이 최호의 시와 다르다고들 평하니, 미련(尾聯)에서 “뜬 구름이 해를 가리듯 간사한 신하들이 천자의 총명을 가려, 비록 객지를 떠도는 처지이기는 하나 현종과 나라에 대한 걱정을 하는 몸”이라는 뜻을 담은 것이 그것이다.

 

7언율시(7言律詩)로서 압운은 遊, 流, 丘, 洲, 愁 자로 평성 ‘우(尤)’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仄平平仄仄平平, 仄仄平平平仄平, 平平平仄平平仄, 仄仄平平平仄平, 平平仄仄平平仄, 仄仄平平仄仄平, 仄仄平平平仄仄, 平平仄仄仄平平’으로 이사부동이륙대(二四不同二六對)는 모두 잘 이루어졌으나, 셋째 구에서 점법(粘法)이 되지 않아 넷째 구와 바꾸어 놓으면 반법(反法)과 점법이 이루어지는 셈이 되니, 고문진보(古文眞寶)에서는 ‘7언고풍단편(7言古風短篇)’으로 분류했지만 7언율시로 처리했다.

                                                                    (한시작가작품사전, 국학자료원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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