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중국

이백(李白)

높은바위 2015. 7. 5. 06:56

 

 

             산중여유인대작(山中與幽人對酌)1)  산 속에서 거기 숨어 사는 사람과 술을 마시다

 

兩人對酌山花開(양인대작산화개)                       둘이 마주 앉아 술 마시니 산꽃이 피고,

一杯一杯復一杯(일배일배부일배)                       한 잔 한 잔에 거듭되는 또 한 잔이라.

我醉欲眠君且去(아취욕면군차거)                       나는 취해 졸리나니 그대는 우선 가게,

明朝有意抱琴來(명조유의포금래)                       내일 아침 생각나거든 거문고 안고 오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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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인(幽人) : 세상이 어지러운 것을 피하여 그윽한 곳에 숨어 사는 사람.

 

 

 

* 제목을 ‘산중대작(山中對酌)’이라고 하는 작품이다.

유인이 속세에서 찾아온 사람과 술잔을 나누며 술에 취한 후 찾아온 사람에게 말하는 형식이다.

‘일배일배부일배(一杯一杯復一杯)’는 지금까지도 술자리에서 자주 말해지는 유명한 구절이다.

셋째 구 ‘나는 취해 졸리니 그대는 돌아가라’는 말은 도잠(陶潛 : 도연명(陶淵明))이 술이 먼저 취하면 손더러 말하기를 “내 취해서 자고자 하니 그대는 먼저 돌아가시오.” 했다는 것을 인용한 말로,

손님을 쫓아내려는 뜻이 아니라 속세의 예의범절에 구애받을 게 없고 그만큼 서로 무간한 사이임을 나타낸다.

‘산중답속인(山中答俗人)’ 시와 같은 사상과 풍류가 담긴 시이다.

 

7언절구로서 압운은 開, 杯, 來 자로 평성 ‘회(灰)’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仄平仄仄平平平, 仄平仄平仄仄平, 仄仄仄平平仄仄, 平平仄仄仄平平’으로 이사부동이륙대는 둘째 구만 어긋났지만, 둘째 구에서 반법이 되지 않았고 셋째 구는 점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시작가작품사전, 국학자료원 참조)

산사의 명상음악 / 꿈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