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여유인대작(山中與幽人對酌)1) 산 속에서 거기 숨어 사는 사람과 술을 마시다
兩人對酌山花開(양인대작산화개) 둘이 마주 앉아 술 마시니 산꽃이 피고,
一杯一杯復一杯(일배일배부일배) 한 잔 한 잔에 거듭되는 또 한 잔이라.
我醉欲眠君且去(아취욕면군차거) 나는 취해 졸리나니 그대는 우선 가게,
明朝有意抱琴來(명조유의포금래) 내일 아침 생각나거든 거문고 안고 오시게나.
------------------------------------------------------------------
1) 유인(幽人) : 세상이 어지러운 것을 피하여 그윽한 곳에 숨어 사는 사람.
* 제목을 ‘산중대작(山中對酌)’이라고 하는 작품이다.
유인이 속세에서 찾아온 사람과 술잔을 나누며 술에 취한 후 찾아온 사람에게 말하는 형식이다.
‘일배일배부일배(一杯一杯復一杯)’는 지금까지도 술자리에서 자주 말해지는 유명한 구절이다.
셋째 구 ‘나는 취해 졸리니 그대는 돌아가라’는 말은 도잠(陶潛 : 도연명(陶淵明))이 술이 먼저 취하면 손더러 말하기를 “내 취해서 자고자 하니 그대는 먼저 돌아가시오.” 했다는 것을 인용한 말로,
손님을 쫓아내려는 뜻이 아니라 속세의 예의범절에 구애받을 게 없고 그만큼 서로 무간한 사이임을 나타낸다.
‘산중답속인(山中答俗人)’ 시와 같은 사상과 풍류가 담긴 시이다.
7언절구로서 압운은 開, 杯, 來 자로 평성 ‘회(灰)’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仄平仄仄平平平, 仄平仄平仄仄平, 仄仄仄平平仄仄, 平平仄仄仄平平’으로 이사부동이륙대는 둘째 구만 어긋났지만, 둘째 구에서 반법이 되지 않았고 셋째 구는 점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시작가작품사전, 국학자료원 참조)
산사의 명상음악 / 꿈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