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

용대리에서, 술자리에서Ⅰ

높은바위 2020. 1. 5. 19:09




흐르는 곡은,


Arirang Singers - I Love You, You Love Me

Arirang Singers - Dark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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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대리에서

                                           高巖

전화 부스 안에서

무심코 뒤돌아 본 숲은

깊숙한 어둠으로 벌떡 다가서고

 

밤의 유혹은

적막으로 뒤덮으려는 듯

놀란 눈길을 낯설게 한다

 

가슴 저린 외로움

어디서 온지 모를 허무함

갈망하는 그리움

여기도 거긴가

 

빗장 풀린

숲에서 바람이 뒤척인다

 

!

넉넉한 단풍내음

여독(旅毒)은 실려 가고

어느새 내 마음은 설레고 있다

 

 

* 용대리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3(설악산 백담계곡 앞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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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자리에서

                                      高巖

오랜 만일세

몇 년 만인가 이게

매일 붙어 다닌 우정

매일 마시던 우리 얘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네 그려

생각나나

 

으스름 비 오는 저녁

꽁치 굽는 냄새

파르스름한 연기 피어오르는

연탄불 양철술판 놓인

학교 골목길 술집

 

남루한 일상을 논하고

진정한 세상을 토하던

그 때가 좋았지

그래 어떻게 지냈나

 

그랬군

 

사랑은 짧잖은가

결혼한 사랑도 서너 해면 동이 나고

영원한 사랑은

한 사람의 생명이 다해야하는 거 아닌가

 

사랑은 옴니버스(Omnibus)라고 자네가 말했잖은가

전집(全集)이 있잖은가

 

장판의 눌어붙은 테프똥은 테프로 떼어야 더 잘 떼 지듯이

사랑의 상처는 또 다른 사랑으로 치료해야지

 

기운 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