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확인을 위해 유전자 감식까지 하는 일이 있죠.
부모와 자식이 판에 박은 듯 똑같이 생긴 경우를 보게 될 때 우리는 "어, 아들이 아주 붕어빵이군!" 이런 식의 비유를 합니다.
물론 이런 경우 굳이 유전자 감식을 할 필요도 없을 테고요.
반대로 자식이 부모와 전혀 닮지 않은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어, 아들이 자네와는 영판 다르게 생겼군. 그래! 펀뜻 생각하니 영화배우 신성일 씨를 닮았는걸."
네, 우스개 소리겠지만 좋아해야 할지 기분 나빠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 대화에서 짚어봐야 할 말이 있습니다.
'아들이 자네와는 영판 다르게 생겼군'에서의 '영판'과 '펀뜻 생각하니'에서의 '펀뜻', 이 두 말이 표준어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표준어가 아닙니다.
'영판 다르게'와 비슷한 의미로 '아주 다르게'가 있고요, '펀뜻'과 비슷한 의미로는 '언뜻'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의미가 거의 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때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는 말 하나를 표준어로 쓰고 있는데요.
'아주'와 '영판'에서는 '아주'가 널리 쓰이는 말이고, 또 '펀뜻'과 '언뜻'에서는 '언뜻'이 압도적으로 쓰이는 말이기 때문에 '아주'와 '언뜻'이 표준어가 된 것이죠.
그럼 앞의 대화를 표준말로 바르게 고쳐볼까요.
"어, 아들이 자네와는 <아주> 다르게 생겼군. 그래! <언뜻> 생각하니 영화배우 신성일 씨를 닮았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