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과 그 비극의 역사/아버지의 城

얼굴 없는 얼굴의 이름

높은바위 2019. 7. 1. 16:49

 

얼굴 없는 얼굴의 이름

 

 

이방인 아닌 우리는

우리끼리 피를 흘려야했던

비극.

이념의 무게를 가늠하지 못하고

불행해야했던 그 날의 죽음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까.

 

미처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로

이 땅 곳곳에서 숨져간 내 형제의 죽음을,

먼 훗날

후손들은 무어라 말할까.

의로운 죽음이라 말할까

개죽음이라 말할까.

 

우리의

귀 멀고 눈먼 기억들.

조국은 눈먼 언어로 새겨둔 비명을

어떻게 설명할까.  

 

전쟁에서 살아남은

나는 조국통일의 푸른 꿈이 떠도는 날에

가슴속 깊이 묻혀있는

얼굴 없는 얼굴의 이름들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