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ㅇ

아네모네

높은바위 2024. 7. 7. 07:46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 봄에 붉고 푸르고 흰 꽃이 핌. 아네모네는 그리스어로 '바람'이라는 뜻.

 

바다 가까운 露台(노대) 우에

아네모네의 고요한 꽃방울이 바람에 졸고 (김광균, '午後오후의 構圖구도', "와사등")

 

바람둥이는 아네모네의 꽃말

그 꽃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겹으로 마음을 감춘 꽃송이 속에

혼자 숨어 있어도 좋은

섬 하나 떠 있다 (박제천, '섬을 찾아서', "너의 이름 나의 시", p. 32)

 

한 줄기는 보라꽃

花冠(화관)이 꿈 같다

절반은 부러지고

할 수 없이 정숙하게

너는

눈에 든다

정이 가는 곳이면 一步(일보)

아무 말없이 一步(일보) 걸음마를 타듯

다가서고 싶다 상큼하고 가냘픈

냄새도 빛도 없이

저물어가는 물 위로 (김영태, '아네모네', "초개수첩", p.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