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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언어 : '무더기 비' 때문에 축구 경기가 연기될까?

높은바위 2022. 12. 24. 07:10

 

태풍이 불 때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불청객 '집중호우'가 있죠.

북한에서는 과연 이 '집중호우'를 어떻게 부를까요?

정답부터 알려드리죠.

'무더기비'라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짧은 시간에 억수로 쏟아붓는, 많은 양의 비를 말할 때 '무더기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호우에 해당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집중호우'에 더 가까운 단어입니다.

저기압이나 태풍이 지나갈 때 200mm 이상 내리는 비이기 때문이죠.

일본어 투의 어휘인, '집중호우'는 북한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을뿐더러 사전에도 올라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4시간 동안 80mm의 비가 예상될 때 호우주의보가, 150mm의 비가 예상될 때 호우경보가 각각 발령되지만, 북한에서는 '무더기비'가 예상될 때, 주의보 없이 호우경보가 발령됩니다.

 

예문을 통해 '무더기비'가 사용된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황해남도를 거쳐 함경남북도 등 여러 지역을 휩쓴 태풍과 무더기비 때문에 각지에서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북쪽에서부터 오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강한 소나기와 무더기비 현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태풍이 시작되면, 갑자기 부는 바람인 '돌풍'이 나타나기도 하죠.

거리에서 빨주노초파남보, 각양각색의 우산을 들고 있는 우리의 선남선녀들, '돌풍'이 불 때마다, 우산이 뒤집히면 굵은 빗방울에 잠시 동안이지만 흠뻑 젖는 당혹한 상황에 빠져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돌풍'을 북한에서는 '갑작바람'이라 합니다.

 

예문을 한 번 들어보죠.

"오마니, 갑작바람 때문에, 우산이 뒤집혀서 온몸이 젖었시요."

이렇게 갑자기 부는 바람을 '갑작바람'이라 합니다.

 

기억하기도 쉽고 깜찍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