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영국

딜런 말레이스 토머스(Dylan Marlais Thomas)

높은바위 2023. 11. 18. 07:41

 

푸른 도화선 속으로 꽃을 몰아가는 힘이

 

푸른 도화선 속으로 꽃을 몰아가는 힘이 
푸른 내 나이 몰아간다; 나무들의 뿌리를 시들게 하는 힘이 
나의 파괴자다.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구부러진 장미에게 말할 수 없다
내 청춘도 똑같은 겨울 열병으로 굽어졌음을. 

바위틈으로 물을 몰아가는 힘이 
붉은 내 피를 몰아간다; 모여드는 강물을 마르게 하는 힘이 
내 피를 밀랍처럼 굳게 한다.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내 혈관에게 입을 뗄 수가 없다
어떻게 산속 옹달샘을 똑같은 입이 빠는지를. 

웅덩이의 물을 휘젓는 손이 
모래수렁을 움직인다; 부는 바람을 밧줄로 묶는 손이 
내 수의(壽衣)의 돛폭을 잡아끈다.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목 매달린 자에게 말할 수 없다
어떻게 내 살(肉)이 목을 매다는 자의 석회가 되는지를. 
 
시간의 입술이 샘물머리에 붙어 거머리처럼 빨아 댄다;
사랑은 방울져 모인다, 그러나 떨어진 피가 
그녀의 상처를 달래 주리.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기상(氣象)의 바람에게 말할 수 없다,
어떻게 시간이 별들을 돌며 똑딱똑딱 천국을 세는지를. 

하여 나는 말문이 막혀 애인의 무덤에 말할 수 없다
어떻게 내 시트에도 똑같이 구부러진 벌레가 기어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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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rce that through the green fuse drives the flower

 

The force that through the green fuse drives the flower 
Drives my green age; that blasts the roots of trees 
Is my destroyer. 
And I am dumb to tell the crooked rose 
My youth is bent by the same wintry fever. 

The force that drives the water through the rocks 
Drives my red blood; that dries the mouthing streams 
Turns mine to wax. 
And I am dumb to mouth unto my veins 
How at the mountain spring the same mouth sucks. 

The hand that whirls the water in the pool 
Stirs the quicksand; that ropes the blowing wind 
Hauls my shroud sails. 
And I am dumb to tell the hanging man 
How of my clay is made the hangman's lime. 

The lips of time leech to the fountain head; 
Love drips and gathers, but the fallen blood 
Shall calm her sores. 
And I am dumb to tell a weather's wind 
How time has ticked a heaven round the stars. 

And I am dumb to tell the lover's tomb 
How at my sheet goes the same crooked w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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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는 시인이 열아홉 살 때 발표했으며 그에게 최고 신인상을 안겨 준 출세작이다.

그는 켈트신화(문화)적 전통이 강한 영국 남서부 웨일스의 항구도시 출신이다.

중학교 졸업 후 시골의 무명 신문사 기자 노릇을 한 게 교육과 직업의 전부이다.

시인 스스로도 “나는 웨일스이다. 나는 술고래다. 나는 인류를 그중에서도 여자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듯 신비, 도취, 관능은 그의 삶과 시의 나침반이었다.

미국 포크송의 대부, 밥 딜런이 자신의 예명을 그의 이름에서 따왔을 정도로 그의 시에 대한 미국 독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던바, 그는 시 낭송을 위해 뉴욕 방문 중 호텔방에서 39세의 나이로 객사했다.

몽환과 취기와 방탕의 피로가 시인의 푸른 나이를 몰아갔으며 시인을 파괴한 것이다.


 
그의 죽음에 부쳐 한 소설가는 “이제 이 나라의 흑맥주 술병마다 딜런의 사진을 붙여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한 평자는 “그는 무모하였고, 불꽃처럼 타올랐으며, 불경스러웠고, 순진하였으며, 추잡스러운 술꾼이었다.

그는 ‘시인의 원형’이었다.”라고 말했다.

“달만이 광분하는 고요한 밤”에, 술 냄새를 풍기며 달빛이 “물보라 치는 페이지 위에 시를 썼”(‘나의 기술 또는 침울한 예술로’)을 곱슬머리 금발의 젊은 그가 떠오른다.

취했으니 일필휘지 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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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런 말레이스 토머스(Dylan Marlais Thomas, 1914년 10월 27일 ~1953년 11월 9일)는 영국 웨일스의 시인이다.

그의 첫 번째 시집은 1932년에 발간되었다.

토머스는 평생 동안 널리 인기를 얻었으며, 39세의 나이로 뉴욕에서 사망한 후에도 여전히 인기를 유지했다.

그때까지 그는 "소란스럽고 술 취하고 불운한 시인"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토머스는 1914년 웨일스 스완지에서 태어났다.

뛰어난 학생이었던 그는 16세의 나이로 1931년 학교를 그만두고, 사우스 웨일스 데일리 포스트의 기자가 되었다.

그의 작품 중 상당수는 그가 아직 10대였을 때 출판되었다.

 

런던에 살면서 토머스는 케이틀린 맥나마라(Caitlin Macnamara)를 만났다.

그들은 1937년에 결혼하여 세 자녀(Llewelyn, Aeronwy, Colm)를 두었다.

작가로서 생계를 꾸리기가 어려웠지만 일생 동안 대중 시인으로 높이 평가되었다.

그는 독서 여행과 라디오 방송으로 수입을 늘리기 시작했다.

1940년대 후반 BBC 라디오 녹음을 통해 그는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BBC에서는 문학계에서 접근 가능한 목소리로 자주 등장했다.

 

토마스는 1950년대에 처음으로 미국을 여행했다.

그곳에서 읽은 내용은 그에게 어느 정도 명성을 안겨주었고, 그의 변덕스러운 행동과 음주는 더욱 악화되었다.

1953년 네 번째 뉴욕 여행 중 토마스는 중병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1953년 11월 9일에 사망했고, 그의 시신은 웨일스로 반환되었다.

 

토머스는 영어로만 글을 썼지만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웨일스 시인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독창적이고, 리드미컬하며, 독창적인 단어와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위대한 현대 시인 중 한 명이라는 그의 위치는 많이 논의되었으며, 그는 여전히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