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니키 지오바니(Nikki Giovanni)

높은바위 2023. 5. 19. 07:36

 

납치의 시

 
 
시인에 의해
납치된 적이 있는가
만약 내가 시인이라면
는 당신을 납치할 거야
나의 시구와 운율 속에 당신을 집어넣고
롱아일랜드의 존스 해변이나
혹은 어쩌면 코니아일랜드로
혹은 어쩌면 곧바로 우리 집으로 데려갈 거야
라일락 속에서 당신을 노래하고
당신에게 흠뻑 비를 맞히고
내 시야를 보완하기 위해
해변과 뒤섞고
당신을 위해 현악기를 연주하고
내 사랑 노래를 바치고
당신을 얻기 위해선 어떤 것도 할 거야
당신을 붉은색 검은색 초록색으로 두르고
엄마에게 당신을 보여 줄 거야
그래, 만약 내가 시인이라면 나는
납치할 거야 당신을
 
"그래, 나는 당신을
또다시
시로 납치할 거야.
시의 운율과 시어들 속에
당신을 집어넣고
라일락으로
당신 삶의 운을 맞추고
당신을
비 내리는 시의 해변에
서 있게 할 거야.
더 어렵고 난해한 시들로
당신을 꼭 납치할 거야.
삶은 어렵고 난해한 것이니까. "

 

* * * * * * * * * * * * * * *

 

* 니키 지오바니(Nikki Giovanni, 1943년 ~ )는 미국의 여성 시인이다.

미국의 전투적 흑인 시인으로 평가받는 니키 지오바니는 어렸을 때 감기에 자주 걸려 학교 결석이 잦았고 덕분에 집에서 책 읽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

1960년대 후반 흑인 시민운동에 앞장서서 유명해졌으며, '흑인 혁명의 시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인권 운동과 블랙 파워(백인들의 인종적 차별을 부수기 위한, 미국 흑인들의 사회적, 정치적 지위 향상 운동)에 영향을 받아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다수의 시집과 아동서적을 냈다.

랭스턴 휴즈 메달 등 많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시선집이 그래미 상 후보에도 올랐다.

오프라 윈프리는 25명의 '살아 있는 전설'에 니키 지오바니를 포함시켰다.

 

그녀의 시는 사랑과 성, 분노, 슬픔, 인종, 정치권력, 폭력 등을 크게 아우른다.

혁명적인 정신 때문에 초기의 시들은 분노를 표현하고 있지만 변함없는 주제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