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ㄱ

가라지¹

높은바위 2024. 10. 17. 06:14

 

밭에 나는 강아지풀. 가라지풀.

 

 

이삭은 八月팔월을 핥고 있길래

가라지는 질랄라비 시늉을 한다. (윤영춘, '산우에 보리밭', "무화과", P. 28)

 

자선남비에 동전 사랑

가라지와 밀이삭 한데 묶어서

그렁저렁 당도한

한 해의 마지막 行程(행정)입니다 (홍윤숙,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사는 법", P. 66)

 

가라지풀은 찬서리와 시비 없이도 떠날 수 있음으로 하여 아름답고

고요한 들녘 강은 수척하다. (정동주, '입동날', "논두렁에 서서", P. 134)

 

나락논엔 술취한 메뚜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이중에 가라지풀도 키 잰다고 발돋움한다

천지엔 짙푸른 毒氣(독기) 살점 부르르 떨리는 綠陰(녹음) (유안진, '옛날 옛날에', "날개옷", p.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