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속 일본어 어휘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순 일본어인데요.
일제강점기 때 들어와 그대로 쓰인 것으로 광복 후에도 습관적으로 쓰는 것을 다음 세대가 따라 하면서 일상용어로 통용되어 그대로 굳어지게 된 경우죠.
하지만 사회가 변함에 따라서 '다꽝'이니 '벤또'같은 용어는 사라지고, 대신에 '겜뻬이', '나가리', '가라' 같은 오락 용어나 비속어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문화 개방시대에 우리말의 자존심을 지키고 더욱 아껴 써야 할 텐데요.
'진짜인 줄 알았던 것이 가짜이거나 가치가 있는 줄 알았던 것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을 때 쓰는 말'로 '가라'라는 말이 있죠.
"이거 어때? 이태원에서 산 가방인데 가라이긴 하지만 멋지지?"
'가짜', '헛 것'이란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가라'를 쓰는 이유는 이 말이 주는 어감이 좀 더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우리말로 바꿔 쓰려는 노력 없이 나온 그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겠죠.
그리고 당구용어로 많이 쓰이는 '겜뻬이'라는 말, '편 가르기'를 뜻하는 말인데요.
11세기경 일본 겜뻬이 시대에 양립하던 이름난 무사 집안인 겐 씨와 헤이지 씨의 성을 본떠서 편을 갈라 경기하는 것을 '겜뻬이'라고 부르게 된 거죠.
특히 당구용어로 쓰고 있는 것은 16세기경 프랑스에서 생긴 당구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용어의 상당 부분이 일본어가 차지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무심하게 써온 '겜뻬이'라는 일본말, 이제부터라도 '편 가르기'라는 우리말로 고쳐 썼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