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36. 내 마음을 아실 이

높은바위 2005. 6. 11. 07:36
 

36.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마음을 아실 이

  내혼자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것이면


  내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밤 고히맺는 이슬같은 보람을

  보밴듯 감추었다 내여드리지


  아! 그립다

  내혼자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이득히 보이는가


  향맑은 옥돌에 불이달어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혼자 마음은

 

                      1931.  시문학



* 한 편의 시에 반복적으로 표현되는 단어나 어구는 그 시의 중심적인 심상이 된다. 이 시에서는 ‘내 마음’, 혹은 ‘내 혼자 마음’이 중심적, 지배적 심상인 듯하다. 각 연에서 되풀이 되는 이 심상은, 다시 삶의 잘못으로서의 ‘티끌’, 뉘우침으로서의 ‘눈물’, 보람으로서의 ‘이슬’과 연결되고 있다. 즉, 이 시의 지배적인 심상은 삶의 罪過, 뉘우침, 보람, 사랑 등으로 형성되어 있는 ‘내 마음’인데,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 이는 현실 세계에는 물론이요, 꿈의 세계에서조차도 없는 외롭고 은밀한 것이라는 하소연의 토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