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와 음악 동영상/高巖 이명신 詩畵 1

047.술을 떠나며

높은바위 2005. 11. 25. 08:05

           

              술(酒)을 떠나며

 

술과 노래와 사랑이 없으면 살맛이 없다고

술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인(惡人)없다고

무드(Mood)를 위해서

매너(Manner)를 위하여

머니(Money)를 위하여

 

발렌타인 17년산을 소주처럼

로열설루트를 한풀이처럼

대접채로 대접하고 받으며

 

밤에 취하고

안개에 취하여

몽롱한 눈빛으로

삶을 쏟아 넣고 있었다

 

찌르르 쉬 젖어드는 게 황홀했고

현실에서 이탈되어가는 시간이 즐거웠다

세상추억 안주삼아 질기다며 뱉어도 보고

주지육림(酒池肉林)의 향연(饗宴)에 토악질도 했었다

 

흔히 보던 장면들은 욕망에 절어있었고

잊고자함은 또 다른 조각으로 남겨질 뿐

닳은 넋은 매조이할 수 없었다

 

축제가 끝난 뒤의 공허함

다시 술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

 

내가 본 하늘은

언제나

우산 속에서였다는 걸

젊음이 그렇게 탈수(脫水)되었다는 걸

아낙군수 되어 알았다

 

이제야 술이 깨었다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 휘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