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酒)을 떠나며
술과 노래와 사랑이 없으면 살맛이 없다고
술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인(惡人)없다고
무드(Mood)를 위해서
매너(Manner)를 위하여
머니(Money)를 위하여
발렌타인 17년산을 소주처럼
로열설루트를 한풀이처럼
대접채로 대접하고 받으며
밤에 취하고
안개에 취하여
몽롱한 눈빛으로
삶을 쏟아 넣고 있었다
찌르르 쉬 젖어드는 게 황홀했고
현실에서 이탈되어가는 시간이 즐거웠다
세상추억 안주삼아 질기다며 뱉어도 보고
주지육림(酒池肉林)의 향연(饗宴)에 토악질도 했었다
흔히 보던 장면들은 욕망에 절어있었고
잊고자함은 또 다른 조각으로 남겨질 뿐
닳은 넋은 매조이할 수 없었다
축제가 끝난 뒤의 공허함
다시 술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
내가 본 하늘은
언제나
우산 속에서였다는 걸
젊음이 그렇게 탈수(脫水)되었다는 걸
아낙군수 되어 알았다
이제야 술이 깨었다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 휘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