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헨리 찰스 부코스키(Henry Charles Bukowski)

높은바위 2023. 3. 22. 07:05

 

잊히지 않는 미소


우리는 금붕어를 길렀어, 그들은 어항 속에서 헤엄치며
돌고 돌았어, 두꺼운 커튼이 드리워진, 그림 그려진
창문 옆 탁자 위 어항 속에서,
어머니는, 항상 미소 지으며, 우리 모두가
행복하길 원했고, 내게 말했어, '행복하라, 헨리!'
맞는 말이야, 할 수만 있다면 
행복한 것이 더 나으니까,
하나 아버지는 그녀와 나를 
일주일에도 여러 번 때렸어,
육 척 거구의 몸이 분노에 가득 차서,
자기 내부에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뭔지 이해할 수 없었기에.​

​가엾은 붕어 같은 어머니는
행복하길 원했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맞으면서도,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어, '헨리 웃어 봐!
넌 왜 웃는 적이 없니?"​

그러곤 그녀는 웃네, 내게 어떻게 웃는지 보이려는 듯이,
그건 내가 본 가장 슬픈 미소였네.​

어느 날 금붕어들은 죽었네, 다섯 마리 모두,
물 위에 떠올랐네, 옆으로 누워, 
눈을 뜬 채,
아버지는 귀가하여 죽은 금붕어를 부엌 바닥에 던져
고양이에게 주었고, 우리는 바라보고 있었네,
어머니는 웃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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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mile to remember



​we had goldfish and they circled around and around
in the bowl on the table near the heavy drapes
covering the picture window and
my mother, always smiling, wanting us all
to be happy, told me, 'be happy Henry!'
and she was right: it's better to be happy if you
can
but my father continued to beat her and me several times a week while
raging inside his 6-foot-two frame because he couldn't
understand what was attacking him from within.​

my mother, poor fish,
wanting to be happy, beaten two or three times a
week, telling me to be happy: 'Henry, smile!
why don't you ever smile?'​

and then she would smile, to show me how, and it was the
saddest smile I ever saw​

one day the goldfish died, all five of them,
they floated on the water, on their sides, their
eyes still open,
and when my father got home he threw them to the cat
there on the kitchen floor and we watched as my mother
smi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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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찰스 부코스키(Henry Charles Bukowski, 1920년 8월 16일 ~ 1994년 3월 9일)는 미국의 시인, 작가이다.

1920년 독일 안더나흐에서 태어났고,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앤젤레스에서 평생을 살았다.

대학을 중퇴하고 스물네 살 때 잡지에 첫 단편을 발표하지만 꾸준히 창작을 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하급 노동자로 창고와 공장을 전전한다.

그러다 우연히 취직한 우체국에서 우편 분류와 배달 직원으로 12년간 일하며 시를 쓴다.

이후 일을 그만둔 그는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편 데뷔작 『우체국』(1971)을 펴낸다.

이 작품은 작가의 분신인 헨리 치나스키가 처음 등장하는 소설로 부코스키만의 스타일을 선보이며 자전적 소설의 시작점이 된다.

연대순으로 보면 치나스키가 소년이던 『햄 온 라이』(1982), 글쓰기를 포기하고 이 일 저 일을 전전하던 시기의 『팩토텀』(1975), 중년에 접어들어 일정한 직업을 가지게 된 『우체국』을 거쳐 50대가 되어 비로소 전업 작가로 이름을 알리게 된 『여자들』(1978)로 이어진다.

부코스키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 『할리우드』(1989)를 포함해 평생 60권이 넘는 소설과 시집, 산문집을 펴냈으며, 마지막 장편소설 『펄프』(1994)를 완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994년 3월 백혈병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다.

그의 묘비에는 <Don't Try(애쓰지 마라)>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그의 전기 영화로서 부코스키 올드 뱅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