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곡은,
하수영 -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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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高巖
조그맣고
통통한 여자가 제 몸무게만큼 들은
옷 가방을 메고 올라올 것이다.
남대문 지하계단을.
노숙자(露宿者)들의 노리착지근한 통로를 지나.
가방은 멨는데 키가 크다.
일산(一山) 가는 옷장수로군.
또 한 여자,
너무 뚱뚱한 데 옷 가방이 잘 어울려.
새벽 1시 40분.
오늘 장 보러 오지 않았나 보구나.
어제 봤나.
에구, 이런 건 우린 연때가 안 맞아.
귀갓길에 같이 가려고
우줅 이곳까지 왔는데.
못 만나네.
이젠 막차 타야지.
아내의 짐을 받아 들고
함께 향하려던 바람은,
부유스름한
가로등 불빛아래
주저앉는다.
세상 살아가는 아픔과 몸부림을
아내는
나 대신 짊어지고 다닌다.
제 몸보다 버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