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북한의 언어 : 알쭌하다 / 애모쁘다

높은바위 2023. 1. 9. 06:19

 

'알쭌하다, 애모쁘다' 생소하게 느껴지시죠?

먼저 '알쭌하다'는 평안도 방언이었는데요, 현재는 '알짜로만 순수하다'는 뜻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알쭌한 기름', '알쭌한 씨앗'. 여기서 '알쭌한''아주 순수하다'는 뜻으로 쓰였고요, '학용품을 알쭌하게 갖췄다'에서는 '온전하거나 성실하게'의 뜻으로, '알쭌한 거짓말'에서는 '순전하다', '그들은 다 헤어지고 알쭌하게 세 사람만 남았다'에서는 '오붓하다', '알쭌하게 거두어 들이다'에서는 '남김없이 말끔하게'의 뜻으로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모쁘다'는 원래 함경북도 육진 지방의 토박이 방언으로 '심술궂다'는 뜻이었는데요, 현재는 북한에서 우리말의 표준어에 해당하는 문화어로 본래의 뜻인 '심술궂다'와는 다르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 살이나 되는 게 온종일 떼만 쓰니 정말 애모빠 죽겠구나'. 여기서 '애모빠''성가시게 굴어서 귀찮다'는 뜻으로 쓰였고, '말 못 할 애모쁜 심정',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애모쁜 심정'에서는 '애타고 안타깝다, 애타고 간절하다'는 뜻으로, '사랑이란 이렇듯 애모쁜 병이란 말인가?'에서는 '그립고 애틋하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이것과 비슷한 북한말로는 '애잡짤하다'는 말이 있는데요, '가슴이 미어지듯 안타깝다', 또는 '안타까워서 애가 타는 듯하다'의 뜻으로, '나는 어머 품 속에서 빽빽하는 어린것의 장래를 생각할 때면 애잡짤한 감정과 분함을 금할 수 없다', '꽃나무도 애잡짤히 단꿈 모으던 젊음의 꿈을 안고 내가 가는 곳'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