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세우거나 시설을 들여놓기 위한 빈터'를 가리킬 때 흔히 '신축사옥부지', '제2공장부지', '부지선정'과 같이 '부지'라는 말을 쓰는데요.
이 말은 '빈 땅'을 가리키는 일본 한자 '부지'를 그대로 들여와 쓰고 있는 말입니다.
'터'나 '대지'같은 우리말이 얼마든지 '부지'라는 말을 대신할 수 있는데도 많은 이들이 '부지'를 사용하고 있죠.
일본 한자인걸 모르고 썼다면 지금부터라도 우리말 '터'로 바꿔 쓰시기 바랍니다.
'건물 부지'가 아니라 '건물터', 부르기 좋고 발음도 좋지 않습니까.
"신도시 주변의 야산을 나라에서 불하한다고 하더군. 그걸 사려는 사람이 많은가 봐"
네, 여기에 쓰인 '불하'도 역시 전형적인 일본식 한자입니다.
'국가나 공공단체의 재산을 민간에게 매각하는 것'을 '불하'라고 하는데 보통 파는 쪽에서는 '불하한다'라고 하고 사는 쪽에서는 '불하받는다'라고 하죠.
"저번에 불하받은 땅 어떻게 했어요? 일정기간 안에 집을 짓지 않으면 환매 조치당한다던데..."
"아니 불하는 뭐고 환매는 뭡니까?"
"아, 불하는 나라에서 땅을 싸게 파는 것을 말하고요, 환매는 나라에서 팔았던걸 다시 산다는 얘깁니다."
네, 굳이 이렇게 어렵게 말할 필요가 없겠죠.
'불하'는 '판다', '환매'는 '다시 산다' 이렇게 말하면 이해하기 쉬울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