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佛家)에 전해오는 이야기 중에 '혜총국사'라는 스님의 이야기가 있다.
그 당시에 아마 사람의 운명을 훤히 내다보는 한 도인이 살았던 모양이다.
사람들의 미래를 점치고, 운명을 점친다는 소문을 들은 스님은, 이 도인을 찾아가 물었다.
"그대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안다고 하니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읽어보시오."
도인은 스님의 마음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스님이 복잡한 장터에 마음을 두면 그 도인은 자신이 본 세계를 그대로 묘사했다.
그러자 스님은 마지막으로 모든 경계를 비운 텅 빈 본래의 마음자리에 머물게 된다.
아무리 애를 써도 스님의 마음을 읽을 수 없게 되자 그 도인에게 스님은 일침을 놓았다.
"그 반딧불만한 지혜로 더 이상 사람들을 현혹시키지 마시오!"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돼서 경계에 흔들리지 않으면 귀신도 나를 어쩌지 못한다고 한다.
마음을 따르면 운명과 업의 노예로 살지만, 마음을 다스리면 내 운명도 지배할 수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