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경험의 자리가 가장 행복한 자리

높은바위 2023. 8. 5. 04:07

 

거울이란 것은 얼굴을 보는 것이다.

얼굴에 불결한 것이 묻지 않았나, 또는 얼굴빛이 평화스럽지 못하지 않는가 하는 것을 살피는 것이다.

그래서 거울은 진실(眞實)만을 전한다.

사람의 마음을 흔히 거울에 비유한다.

거울에 먼지가 쌓이면 사물을 제대로 비출 수가 없듯이, 사람의 마음도 매일 닦지 않으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비춰 볼 수 없는 것이다.

 

거울의 작용을 잘 살펴보면, 우리 마음 작용 역시 알 수 있다.

거울은 자기 앞에 놓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비출 뿐, 자기만의 해석이나 견해를 덧붙이지 않는다.

개가 나타나면 개를 비추고, 하늘이 나타나면 하늘을 비춘다.

개가 싫다고 비추지 않는 것이 아니다.

 

거울이 자신을 비추일 수 없듯이 우리도 대상을 만났을 때, 그 관계를 통해서만 나를 비춰볼 수 있다.

상대는 그렇게 생긴 그것일 뿐인데 그래서 싫다는 것은 내 생각이고, 그래서 좋다는 것도 내 생각일 뿐인 것이다.

햇살을 만나 내가 온전히 햇살이 되고, 꽃을 만나 내가 온전히 그 꽃이 되는 경험의 자리가 가장 행복한 자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