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산목(山木)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양자가 송나라에 가서 여관에 들었을 때의 일이다.
그 여관 주인은 첩을 둘 두었는데, 한 여자는 미인이었고 또 한 여자는 추녀였다.
그런데 주인은 미녀가 아니라 추녀를 총애하고 있었다.
양자가 그 까닭을 하인에게 물으니 하인이 말했다.
"미녀는 자기 미모만 믿고 자만하여 거들먹거리지요. 그런데 추녀는 겸손하여 얼굴 못생긴 것을 잊게 만든답니다."
양자가 고개를 끄덕인 후 제자를 불러 말했다.
"너희들은 기억하라. 어진 일을 행하면서 스스로 어진 것을 자긍(自矜)하는 태도를 버리면 어디를 가든지 사랑받지 않을 까닭이 없느니라."
요즈음은 '나 잘났음'을 어떻게 광고하고 각인시키냐에 따라서 사람값이 달라지는 세상이다.
사람이 상품이 된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얼짱ㆍ몸짱으로 세상 승부를 내려는 이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익을수록 머리를 숙이는 겸손의 미덕은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닐 수 없다.
겸손이란 재주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의 문제이다.
좀 어리숭해 보이는 이에게 어쩐지 친근감을 느끼는 법이다.
진정한 힘은 얼짱ㆍ몸짱이 아니라 마음짱에서 우러나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