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게리 셔먼 스나이더(Gary Sherman Snyder)

높은바위 2023. 11. 11. 07:47

 

모두를 위하여

 

오, 살아 있음이여.

북 로키산맥의

햇살 아래, 얕은 곳은 얼어 있는

여울을

장화는 들고, 배낭은 등에 지고,

바지를 걷어 올린 맨발로

건너는

구월 중순 아침에

 

얼음 깔린 시냇물은 조잘거리고 반짝이고

발밑에 뒤집어지는 자갈들, 발가락처럼 작고 단단하고

찬 콧물이 흐르고

시냇물의 노래, 가슴의 노래,

자갈 위의 햇빛의 냄새를.

속으로 노래하며

 

나는 헌신할 것을 맹세한다.

 

몸 바칠 것을 맹세한다, 거북섬 안의

온 흙에게,

그리고 그곳에 사는 모든 생물이

하나의 생태계로

다양하게

태양 아래서

모두가 기쁜 공생관계로 살 수 있도록.

 

* * * * * * * * * * * * * * *

 

For All

 

Ah to be alive

on a mid-September morn

fording a stream

barefoot, pants rolled up,

holding boots, packed on,

sunshine, ice in the shallows,

northern rockies.

 

Rustle and shimmer of icy creek waters

stones turn underfoot, small and hard as toes

cold nose dripping

singing inside

creek music, heart music,

smell of sun on gravel.

 

I pledge allegiance

 

I pledge allegiance to the soil

of Turtle Island,

and to the beings who thereon dwell

one ecosystem

in diversity

under the sun

With joyful interdependence for all.

 

* * * * * * * * * * * * * * *

 

* 게리 셔먼 스나이더(Gary Sherman Snyder, 1930년 5월 8일 ~  93세)는 시인, 수필가, 환경운동가이다.

193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광활한 자연과 북미 원주민의 정신세계에 관심을 가지며 자랐다.

리드 대학과 버클리 대학에서 문학, 인류학, 동양학을 연구했고, 비트문학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시운동에 동참했다.

벌목꾼, 산불 감시원, 선원으로 일하며 자연 속의 노동과 명상을 실천하고 시를 쓰기 시작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10여 년 동안 참선수행에 몰두한 후 미국 씨에라네바다에 돌아와 정착했다.

1985년부터 데이비스 대학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희귀 생물종 보호와 소수민족문화 보존운동에 깊이 관여하고 생태주의로의 문명적 전환을 촉구해 왔다.

 

주요 작품으로 시집 『신화와 텍스트』 『거북섬』 『무성(無性)』 『산하무한』 『산꼭대기의 위험』 등과 산문집 『옛 방식들』 『야생의 실천』 등이 있다.

 

미국예술원상(1966), 퓰리처상(1975), 볼링겐상(1997)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