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14. 酒幕에서

높은바위 2005. 7. 22. 06:10
 

114. 酒幕에서

 

                      김  용  호

 

  어디든 멀찌감치 통한다는

  길 옆

  주막


  그

  수없이 입술이 닿은

  이 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처럼 옮아오는

  막걸리 맛


  여기

  대대로 슬픈  路程이 집산하고

  알맞은 자리, 저만치

  儀式 있는 송덕비 위로

  맵고도 쓴 시간이 흘러가고 …


  세월이여!

  소금보다도 짜다는

  인생을 안주하여

  부막을 나서면,


  노을 비낀 길은

  가없이 길고 가늘더라만


  내 입술이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이런 무렵에.

 

                   1956. 시집 ꡔ날개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