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이탈리아

유베날리스(Decimus Junius Juvenalis)

높은바위 2023. 2. 14. 07:05

 

"Orandum est ut sit mens sana is corpore sano"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든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로마인들은 그렇지 않다.
너희들의 건강한 육체에 제발 건전한 정신이 깃들기를 기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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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und mind in a sound body.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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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기 초, 고대 로마의 검투 경기에 참가하는 검투사들과 경기에 열광하는 시민들을 풍자하기 위해 쓰여진 시로,

현대에는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구절만 따로 떼어져서 전해지고 있다.

이것은 찬사가 아니라, 당시에 유베날리스가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 신체 단련 열풍에 대한 공격으로 이해해야 한다.

기름을 발라 번질번질한 로마 시대 검투사들의 근육에 대한 그의 풍자다.

육체보다 건전한 정신을 더 강조하고 싶었던 유베날리스의 의도와는 다르게,

'몸을 건강하게 만들면 자연스럽게 정신도 건강해진다'는 군대나 체육 교관들이 신병들을 가혹하게 훈련시키는 명분으로 완전히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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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베날리스(Decimus Junius Juvenalis.60∼140)는 고대 로마 최고의 풍자시인이다.

그의 생애는 불분명한 점이 많다.

폭정을 했던 도미티아누스황제가 좋아하는 인물을 풍자하는 시를 썼다가 추방당하였다.

그 뒤, 로마에 돌아와 궁핍한 생활을 보냈는데 이 시기의 그를 친구 M.V. 마르티알리스는 수사가(修辭家)라고 부르고 있다.

100년경부터 127년경 사이에 5권(卷) 16가(歌)로 된 <풍자시>를 거의 현존하는 순서로 발표하였다.

 

그는 신화에서 소재를 찾지 않고, 모든 인간의 활동을 풍자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중에서도 로마의 부패와 타락이 자기에게 시를 쓰도록 만든다고 선언한 제1가(歌) 서(序), 로마에서는 정직한 사람은 살아나갈 수 없다고 탄식하는 제3가, 예속민(클리엔테스)의 비참한 생활을 자조적으로 노래한 제5가, 여성의 악덕을 주제로 한 제6가, 귀족들의 타락한 생활을 매도한 제8가, 인간의 소원이 덧없음을 비웃고,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들도록 권면하는 제10가가 유명하다.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육체에 깃든다"라는 말은 그의 시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말인데, 이것은 원래 어디까지나 소망이었으며 격언으로서 현대에 이해되고 있는 것처럼 진리를 말했던 것은 아니다.

 

만년에는 여유 있는 생활을 보낸 것 같으며, 제10가 이후의 풍자에는 예리함이 결여되어 있다.

그는 스토아사상에 입각한 모럴리스트이고, 전통적인 덕을 회고하면서 예리한 사회비판을 전개하였다.

그의 작품은 4세기말까지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였으나, G. 루킬리우스 · Q.F. 호라티우스로 이어지는 풍자시의 전통을 계승 · 완성하고 있으며, 유럽 풍자시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가 죽은 뒤 오랫동안 그의 작품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있었다.

그러다가 처음에는 그리스도교를 널리 선전한 신학자 테르툴리아누스(200년경에 살면서 글을 썼고, 유베날리스만큼 열정적인 의분으로 가득 차 있었음)가, 그다음에는 다른 그리스도교 저자들과 이교를 믿는 문학도들이 유베날리스의 작품을 읽고 인용하기 시작했다.

 

유베날리스의 풍자시에 대한 주해서(이 책은 오늘날까지 전해짐)는 350~420년 사이에 편찬되었고, 아마도 그때까지 보존된 유일한 사본이었던 하나의 원본을 바탕으로 2가지 형태의 편집이 이루어졌다.

그 후 유베날리스는 끊임없이 연구대상이 되었고 존경을 받았다.

조반니 보카치오와 니콜라 부알로 및 바이런 경을 비롯한 많은 풍자 작가들이 그를 모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