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석가모니가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정사(精舍)로 돌아오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묵은 종이를 보고, 비구를 시켜 그것을 줍게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종이냐?"라고 물었다.
비구는 "이것은 향을 쌌던 종이입니다. 향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는 다시 가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새끼줄을 보고 그것을 줍게 하여, "그것은 어떤 새끼줄이냐?"라고 물었다.
제자는 "이것은 생선을 꿰었던 것입니다. 비린내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는 이에 말하였다.
"사람은 원래 깨끗한 것이지만, 모두 인연에 따라 죄와 복을 부르는 것이다.
어진 이를 가까이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 가고,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곧 재앙과 죄가 이르는 것이다.
저 종이는 향을 가까이해서 향기가 나고, 저 새끼줄은 생선을 꿰어 비린내가 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람은 다 조금씩 물들어 그것을 익히지마는 스스로 그렇게 되는 줄을 모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