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우레

높은바위 2023. 1. 11. 06:37

 

'오징어 게임'의 주연배우 이정재가 미국 토크쇼에 출연하여 한국식으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자 사람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우뢰''우레'... 네, 표준말은 '우레'입니다.

한자어 '우뢰(雨雷)'의 뜻은 '비와 큰소리'의 뜻이고, 한 단어로 합성되어 쓰이는 예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우뢰(雨雷)'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한국 고유어 '우레'를 음역 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였던 것이죠.

'우레''천둥'의 동의어로서 번개가 칠 때 퍼져나가는 충격파, 또는 그 소리를 의미합니다.

'천둥'이 한자 '천동(天動)'을 어원으로 하는 것과 달리 '우레'는 100% 순우리말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다만 '천둥''우레'는 둘 다 표준어로 인정되기 때문에 '천둥이 친다''우레가 친다'는 모두 같은 말입니다.

 

해당 단어의 어간은 '울다''울리다'에서 볼 수 있는 '울-'에 어미 '에'가 붙어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15세기 옛 문헌에 보면 '우레'의 옛말인 '울에'가 나타나고요, 후대인 16세기말의 가사작품인 관동별곡에서도 '우레'가 나옵니다.

 

1988년에 표준어 개정 작업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우뢰'가 표준어였습니다만, 정확한 어원이 알려지기 전에는 '우뢰(雨雷)'에서 온 말로 여겨졌기 때문에 '우뢰'라는 단어 자체에 '천둥'을 뜻하는 '뢰(雷)'가 들어가서 이게 음역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거였죠.

그래서 1988년에 표준어 개정 작업이 이뤄지면서 '우뢰'에서 '우레'로 표기가 바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