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넝쿨의 고뇌
위태롭게 꽃을 피우는 장미 넝쿨이
생명의 자양분 수액을 태워 버린다.
넝쿨에서 떨어지는 장미꽃들을 보라.
그 수많은 꽃잎 감당 못해 줄기는 죽어 가리라!
어린 장미 넝쿨의 조급한 삶이
서둘러 꽃을 피우며 사그라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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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폰시나 스토르니(Alfonsina Storni, 1892년 5월 29일 ~ 1938년 10월 25일)는 아르헨티나의 여류시인.
1892년 스위스 출신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궁핍한 환경으로 학업을 중단했지만 가사 일을 하면서도 책을 놓지 않으며 시를 썼다.
이후 교사 자격증을 받아 교단에 서고 시인으로 데뷔한 그녀는 기혼자와 사랑에 빠져 미혼모의 처지에 놓이고 만다.
그리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상경한 스무 살의 엄마는 홀로 아이를 키우며 치열한 작가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1916년 첫 시집 <장미 넝쿨의 고뇌>를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여러 문학지에 시를 쓰면서 이름을 알리던 그녀는 강고하고 위선적인 가부장제를 비판하고 여성참정권을 요구하면서 페미니즘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오랫동안 신경쇠약과 암에 시달리다가 대서양의 휴양도시 마르델 플라타에서 바다에 몸을 던졌다.
20세기 초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세 명의 여류시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일곱 개의 샘이 있는 세계>와 <가면과 클로버> 등 일곱 권의 시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