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쌀팔아오다

높은바위 2024. 11. 8. 08:02

 

"팔아 와야 밥을 지어 먹지."

"친구에게서 싸게 을 팔아 오는 덕분에 근근이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다."

 

'쌀팔아오다'라는 말은, 일종의 관용구로서 '돈을 주고 쌀을 사다'라는 말을, 정반대의 뜻으로 사용하는 일종의 언어 도착(倒錯) 현상이다.

옛날에는 '팔다'라는 말이 '흥정하다'의 뜻으로도 쓰였다.

17세기에는 '쌀을 팔아 들이다'란 말이 '쌀을 팔아 돈을 가져오다'란 뜻이 아니라 '쌀을 흥정해서 집으로 가져오다'란 뜻으로 쓰였다.

이처럼 옛날에 '쌀을 팔아 들이다'로 쓰던 것이 관용적으로 굳어져서 마침내 '사다' 대신에 '팔다'가 쓰이게 된 것이다.

아직도 영호남 지방에서는 '쌀팔아오다'라는 말이 많이 쓰이지만, 중부지방에서는 '쌀 사온다'가 더 널리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