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북한의 언어 : 방언이 문화어가 된 경우

높은바위 2022. 12. 26. 06:56

 

북한언어 가운데는 원래 '방언이었던 것이 문화어'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특히 낯설게 느껴지는 '문화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에서는 평양말을 기준으로 문화어를 설정하면서도 고유어를 살려 말하려고 북부 지역에서 사용되던 방언들 가운데서 많은 어휘를 '문화어로 승격'시켰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약 4천여 개의 방언들이 문화어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말들을 우리가 알아듣는 일도 북한언어를 이해하는데 큰 부분을 차지할 듯싶습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를 알아봅니다.

 

'갑자르다'란 방언이 문화어가 됐는데, 이 말의 뜻은 '말을 하기 거북해 주저하다' 쯤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시원히 말하지 못하고 말끝마다 갑자르는데...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강구다'란 동사도 역시 방언 중 문화어가 된 경우인데, 이 말은 '귀를 기울이다'란 뜻입니다.

"모두가 두리번거리며 귀를 강구었다."라고 말합니다.

 

이밖에도 '연송'이나 '왼심', '여가리' 등이 있습니다.

'연송''계속해서'란 뜻이고, '왼심''혼자 속으로 마음 졸임'이란 뜻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갓길', '노견'이라고 말하는 '길의 가장자리'를 북한 문화어로 '여가리'라고 합니다.

 

'한본새'라는 말이 있는데, '한본새''처음과 끝이 같은 모양'이란 뜻입니다.

"눈은 아직 멎지 않고 한본새로 내린다."

그러니까, '눈은 아직 멎지 않고 처음과 끝이 같은 모양으로 내린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갑자르다', '강구다', '연송', '왼심', '여가리', '한본새' 등의 뜻을 다시 한번 정리해 봅니다.

'갑자르다''말하기 거북해 주저하다'고, '강구다''귀를 기울이다'입니다.

그리고, '연송''계속', '왼심''혼자 맘속으로 졸임' 또, '여가리''갓길'을 말하고, '한본새''처음과 끝이 같은 모양'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