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어느 날 자기 집 베란다에 앉아 무심코 건너편 아파트를 바라보니, 한 노파가 창가에 앉아 뜨개질하는 모습이 퍽이나 평화롭고 아름다워 감탄했다.
그런데 얼마를 지난 후엔 노파가 흐릿하게 보였다.
그는 속으로 노파가 얼마나 게을렀으면 유리창을 닦지 않아서 저러랴 싶어서 경멸하며 혀를 찼다.
그러다가 자기 집 봄맞이 대청소를 하면서 유리창도 말끔히 닦았다.
그리고 안락의자에 앉아 모처럼 건너편을 바라보니 노파의 뜨개질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제사 노파가 흐릿하게 보인 것이 자기 집 창문을 닦지 않아서였음을 깨닫고는 크게 부끄러워했다.
무슨 일로 잔뜩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가 산에 올라가서 실컷 욕을 퍼붓었더니 산도 그대로 자기를 욕하더라며 투덜대자, 그 엄마가 "그럼 다시 산에 가서 이번에는 '난 널 사랑한다.'라고 크게 소리쳐 보렴."하고 타일렀다.
아이는 시키는 대로 했더니 산도 "난 널 사랑한다."라고 메아리치는 것이었다.
신기하고 신이 나서 아이는 날이 저물도록 "난 널 사랑한다."라고 소리치며 즐거워했다.
메아리의 반응은 정직하다.
세상 사는 이치가 두루 그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