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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높은바위 2024. 11. 11. 03:31

흐르는 곡은,

 

Bahr - Question of 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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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 양파를 벗기면서 -

                                            高巖

화사한 화장의 무늬 뒤로

탱탱한 청춘의 볼 속으로

허연 이를 드러낸 예쁜 해골

 

겉을 보고 속을 어이 알 수 있겠소.

 

발가벗은 여인 향해

어둠 속에서 일어서는 몸들이여!

욕념(欲念)을 채우고서 허물어지는 껍질이여!

겉보기가 속보기가 되고,

속 알기가 겉핥기가 되고,

알이 빠져나가고

속을 잃어버렸는데

무엇이 겉이요.

무엇이 속이요.

몸이 마음이고 마음이 몸인데.

 

달은 빛을 빌려 빛나고

세상은 눈을 뜨고도 꿈을 꾸네.

껍데기속의 껍데기

그 아찔한 허망(虛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