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21. 북청 물장수

높은바위 2005. 6. 2. 06:11
 

21. 북청 물장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솨아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술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진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동아일보. 192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