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튿어지다 → 뜯어지다

높은바위 2022. 11. 3. 08:16


"내 양복 주머니가 튿어져서 동전이 자꾸 밑으로 빠져요."
"그 양복은 산 지 얼마 안 된 건데, 왜 벌써 뜯어졌을까?"

옷을 오래 입어서 닳거나 바느질이 잘못됐을 경우에 바느질한 실이 풀린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겁니다.
위의 대화에서 '튿어지다''뜯어지다'라는 표현이 모두 나왔는데, 과연 둘 중에 어느 표현이 맞을까요?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튿어지다'는 비표준어이고  '뜯어지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뜯어지다''뜯다'라는 동사의 피동 형태입니다.
'뜯다'라는 말은 대개 '북어를 두드려 잘게 뜯는다'라든가 '쑥을 뜯어 바구니에 담는다'와 같이 '전체에서 일부분을 조각조각 떼어 낸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리고 '편지를 뜯어보다' 또는 '자물쇠를 뜯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와 같이, '붙거나 닫힌 것을 뜯거나 찢는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뜯다' 뒤에 다른 동사를 붙여서 '뜯어고치다', '뜯어내다' 또는 '뜯어먹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바느질한 것이 풀릴 때는 '튿어지다'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바짓단이 튿어졌다'가 아니라 '바짓단이 뜯어졌다'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