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거나 글을 쓸 때 '수(數)의 표현'은 무척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엔 숫자가 신문이나 방송, 그리고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와 함께 쏟아지죠.
그렇기 때문에 표현할 때 틀리지 않도록 신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숫자를 우리말로 다시 풀어서 말하거나 써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떤 방송에서 실제로 들은 얘긴데요, 숫자 58을 말하는데(우리말로 한다면 쉰여덟이 되죠), 어느 진행자가 '오십 여덟'이라고 한자와 우리말을 섞어서 잘못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말을 잘하는 진행자라고 해도 이런 실수를 듣게 되면 듣는 사람은 '피식'하고 비웃게 됩니다.
그리고 'ㄴ, ㄷ, ㅅ, ㅈ'으로 시작되는 수량의 단위 명사 앞에서는 '세'와 '네'가 각각 '석'과 '넉'으로 바뀌고 'ㅁ, ㅂ, ㅍ'으로 시작하는 수량의 단위 명사 앞에서는 '세'와 '네'가 '서'와 '너'로 바뀌는 규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석 냥', '석 되', '넉 섬', '넉 자' 이렇게 말해야 하고, 또 '서 말', '너 말', '서 푼'으로 말해야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방송에서도 '세 장', '세 달', '네 장', '세 점'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스포츠 중계방송을 듣다 보면 경기 해설자가 경기 내용이나 득점 상황을 설명하거나 해설할 때 '석 점', '넉 점'이라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 '세 점', '네 점'이라고 하죠.
정확한 말은 '석 점', '넉 점'입니다.
그리고 숫자와 단위 명사가 서로 어울리지 않을 때도 종종 있는데, 바로 '오십 살'처럼 우리말과 한자가 섞인 어색한 말인데 실제로 어느 TV 뉴스 앵커가 했던 말입니다.
'쉰 살'이라고 하거나 '오십 세'가 정확하죠.
그리고 '쉰 여명'이라는 표현도 있었는데 이것 역시 '오십여 명'이라고 해야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