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미국

크레인

높은바위 2015. 5. 10. 16:26

 

 

       사막에서

 

사막에서

짐승 같은 알몸 생물을 만났나니

땅 위에 웅크리고

손에 자기 심장을 들고는

그것을 먹고 있기에

"맛이 있나" 물었더니

"쓰지 쓰지만

쓰기 때문에

그리고 내 심장이기 때문에

좋아하지" 하고 대답했다.

 

 

 

* 감정이 완전히 거세된 이상한 이 작품은 <거리의 여인 매기(Maggi)>(1893)와 <붉은 무공훈장(武功勳章)(The Red Badge of Courage)>(1895) 등 일련의 소설을 쓴 자연주의 작가 스티븐 크레인(Stephen Crane : 1871-1900)이 19세기 말에 간행한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19세기 마지막 해에 죽은 그는 이미 20세기의 운명이라 할, 삶의 저주와 절망을 예감하고 있었다.

어느 비평가는 “미국 최초의 저주받은 시인”으로 포우가 아닌 크레인을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