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그외 나라

캐나다:로버트 윌리엄 서비스(Robert W. Service)

높은바위 2024. 6. 20. 08:01

 

샘 맥기의 화장(The cremation of Sam McGee)

 

한밤중 태양 아래에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네

금을 캐려는 사람들에게는,

북극으로 가는 길에는 네 피를 얼어붙게 하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네,

북극광은 기이한 광경들을 많이 보았지만,

그중 가장 기이한 것은

라베르지 호숫가에서 그날

내가 샘 맥기를 화장한 일이네.

 

샘 맥기는 테네시에서 왔네, 목화 꽃이 활짝 피어 바람에 흔들리는.

그가 왜 남쪽 고향을 떠나 북극을 떠돌아다니는지 아무도 모르네.

그는 항상 추위에 떨었네, 하지만 황금의 땅이 마법처럼 그를 붙잡고 있는 듯했네.

그는 종종 그 자신의 말투로 쉽게 말하곤 했네, "조만간 난 지옥에 갈 거야."

 

크리스마스 날, 우리는 썰매로 도슨 경로를 달렸네.

이루 말할 수 없는 추위였네! 파카를 뚫고 못을 꽂는 것처럼 살이 에였네.

눈을 감으면, 눈썹이 얼어붙어 때로는 앞을 볼 수가 없었네,

힘든 상황이었으나, 불평하며 투덜대는 유일한 사람은 샘 맥기였네.

 

바로 그날 밤, 우리는 옷을 단단히 끼어 입고 눈 아래 누웠고,

개들은 잘 먹였고, 머리 위 별들은 춤추고 있었네,

그때 그는 나를 향하여 말했네, ", 난 이번 여행이 마지막일 거야,

그러니, 내 마지막 부탁을 거절하지 말았으면 해."

 

, 그는 너무나 비참하게 보여 난 거절할 수 없었네. 그는 신음하며 말하기를,

"저주스러운 추위가 뼛속까지 얼어붙게 하네.

죽음이 아니네, 고통스러운 건 - 그건 얼음 같은 무덤에 묻힌다는 공포일세.

그러니 제발 맹세해 줘, 어떤 경우에도, 내 시신을 화장시켜 줄 것을."

 

친구의 마지막 소원은 명심해야 하는 것이라, 난 그렇게 하겠다고 맹세했네,

우리는 새벽에 출발하였네, 그런데 아, 그의 얼굴은 무섭게 창백했네.

그는 썰매에 몸을 바짝 웅크린 채, 온종일 고향 테네시에 관해 울부짖고 있었네,

그리고 밤이 되기 전에 샘 맥기는 차가운 시체가 되어 버렸네.

 

그 죽음의 땅에는 숨결조차 없었네, 난 공포에 쫓겨 서둘렀네,

약속 때문에 버릴 수 없는 시신을 반쯤 숨긴 채,

썰매에 가죽끈으로 묶어 끌었네, 그것은 말하는 듯했네,

"넌 몸과 마음이 괴로울지 모르네, 하지만 넌 맹세했어, 그러니 저 시신을 화장해야만 해."

 

약속은 갚아야 할 빚이네, 그리고 북극 여행길은 그 자체의 엄격한 규율이 있네.

그 이후 몇 날 동안, 비록 내 입술은 침묵했지만, 내 가슴으로는 그 짐을 얼마나 저주했던가.

길고 긴 밤, 외로운 모닥불 옆에서, 눈썰매 개들이 둥글게 모여,

정처 없이 내리는 눈을 보며 슬프게 우는 동안, 아 신이여! 얼마나 그것을 증오하였던가.

 

날이 갈수록 말없는 진흙 같은 시신은 더욱더 무거워지는 듯했네,

난 계속 달렸네, 비록 개들은 지쳤고, 식량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길은 험했고, 난 반쯤 미칠 것 같았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네,

난 종종 저주스러운 시신을 향해 노래하였고, 그것은 웃으며 듣는 듯했네.

 

마침내 난 라베르지 호숫가에 도달했고, 거기 버려진 배가 있었네,

그건 얼음에 갇혀 있었고, 난 즉시 "엘리스 메이"라는 배임을 알았네.

그걸 보면서, 잠시 생각하다, 내 얼어붙은 친구를 보았네,

그러곤, 난 갑자기 소리쳤네, "여기야, 여기가 내 화--터야."

 

객실 바닥으로부터 널빤지를 뜯어내어, 배의 보일러실에 불을 붙였네,

주위에 널려 있는 석탄을 모아, 불길을 높였네,

불꽃은 하늘 높이 솟았고, 용광로는 거세게 타올랐네 - 흔히 볼 수 없는 그런 불길이었네,

난 불타는 석탄을 헤쳐 자리를 만들고, 샘 맥기를 집어넣었네.

 

그리고 난 밖으로 나와 걸었네, 그가 타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에,

하늘은 찌푸렸고, 눈썰매 개들은 울부짖었고, 바람은 불기 시작했네,

얼음같이 매섭게 추웠지만, 뜨거운 땀이 내 뺨에 흘러내렸네, 왜 그런지 난 몰랐지만,

시커먼 외투를 입은 듯한 끈적끈적한 연기가 하늘 저 아래로 떠내려갔네.

 

얼마나 오랫동안 눈 속에서 섬뜩한 공포와 씨름하고 있었는지 난 몰랐네,

하지만 내가 다시 용기를 내어 돌아왔을 땐 별들이 하늘에서 춤추고 있었네,

난 두려움에 가득 찼지만, 용기를 내어 말했네, "그냥 안을 잠깐 보는 거야.

그는 완전히 다 탔을 거야, 볼 때가 되었어"... 그러곤 난 보일러 문을 활짝 열었네.

 

거기에 샘이 앉아 있었네, 침착하고 평온하게, 활활 타는 용광로 불길 한가운데에,

그는 입이 찢어질 듯 미소 지으며, 말했네, "제발 보일러 문을 닫아 줘.

이 안은 아주 좋아, 한데 네가 추위와 폭풍을 들어오게 할까 두렵네 -

내가 테네시 플럼트리를 떠난 후 이렇게 따뜻해져 본 건 처음이네."

 

한밤중 태양 아래에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네

금을 캐려는 사람들에게는,

북극으로 가는 길에는 네 피를 얼어붙게 하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네,

북극광은 기이한 광경들을 많이 보았지만,

그중 가장 기이한 것은

라베르지 호숫가에서 그날

내가 샘 맥기를 화장한 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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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서비스가 1907년에 쓴 이 시는 19세기말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에서 일어난 골드러시(Gold Rush)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서비스는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이 시를 쓸 무렵 캐나다 북부 유콘(Yukon)에서 오래 살았으며, 거기서 방문한 장소, 만난 사람, 들은 이야기들을 기초로 이 시를 썼다.

이 시는 발표 이래 지속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캠핑 모닥불 아래 읽히는 시가 되곤 했다.

1976년 캐나다 우정청은 이 시를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였다.

((네이버 '차일피일'님의 블로그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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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서비스(Robert W. Service, 1874년 1월 16일 ~ 1958년 9월 11일, 향년 84세) 스코틀랜드계 캐나다 시인, 작가이다.

 종종 "유콘의 음유시인(Bard of the Yukon)"이라고 불린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랭커셔에서 태어난 그는 직업이 은행원이었지만, 미국과 캐나다의 서부를 오랫동안 여행하였지만 가난했다.

은행이 그를 유콘으로 보냈을 때, 그는 클론다이크 골드러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댄 맥그루의 총격"과 "샘 맥기의 화장(The cremation of Sam McGee)"이라는 두 편의 시를 썼는데, 이 시는 골드러시나 광업에 대한 경험이 없는 작가의 놀라운 진정성을 보여주었고 즉각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에 힘입어 그는 같은 주제로 더 많은 시를 썼고, 이 시들은 '사워도우의 노래(Songs of a Sourdough)'(미국에서는 《유콘의 마법》(The Spell of the Yukon and Other Verses)로 제목이 바뀌었다)로 출판되어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그의 다음 컬렉션인 1908년에 두 번째 운문집, Ballads of a Cheechako가 똑같이 성공을 거두었을 때, 서비스는 파리와 프랑스 리비에라를 기반으로 널리 여행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 여유가 있었다.

부분적으로는 그들의 인기와 그가 그것들을 쓰는 속도 때문에, 그의 작품을 비평가들은 Doggerel(또는 doggrel은 리듬과 운율이 불규칙한 시이며, 종종 해학이나 코믹 효과를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된다. 또는 단조로운 리듬, 쉬운 운율, 저렴하거나 사소한 의미를 가진 구절을 의미할 수 있다)로 일축되었는데, 이것은 그의 작품을 "시가 아닌 운문"으로 분류하는 것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세 번째 시집 《롤링 스톤의 운율》(1912)을 썼다.

서비스는 1912년에 도슨 시티를 영원히 떠났다.

1912년부터 1913년까지 그는 발칸 전쟁 동안 토론토 스타의 특파원을 지냈다.

1913년, 서비스는 파리로 이주하여 15년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그는 라틴 지구에 정착하여 화가로 위장했다.

1913년 6월, 그는 증류소 주인의 딸인 파리지엔느 제르맹 부르고인(Germaine Bourgoin)과 결혼하여,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코트 다르무에 있는 여름 별장을 구입했다.

그들은 1917년 1월에 태어난 쌍둥이 딸을 낳았지만, 한 명은 1918년 2월에 성홍열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