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ㅋ

칼노래

높은바위 2023. 8. 23. 03:17

 

부패한 세상을 향해 부르는 비판과 단죄의 노래. 동학 때의 검결(劍訣).

 

時乎時乎(시호시호) 이내 時乎(시호)

不再來之 時乎(부재래지 시호)로다

萬世一之 丈夫(만세일지 장부)로서

五萬年之 時乎(오만년지 시호)로다

龍泉劍(용천검) 드는 칼을

아니 쓰고 무엇하리

 

舞袖長衫(무수장삼) 떨쳐 입고

이 칼 저 칼 넌즛들어

浩浩茫茫(호호망망) 넓은 天地(천지)

一身(일신)으로 비껴 서서

칼노래 한 곡조를

時噓時噓(시허시허) 불러내니

    

龍泉劍(용천검) 날랜 칼은

日月(일월)을 희롱하고

게으른 舞袖長衫(무수장삼)

우주에 덮여 있네

萬古名將(만고명장) 어데 있나

丈夫當前 無壯士(장부당전 무장사)라

좋을씨고 좋을씨고

이내 身命(신명) 좋을씨고'라는 내용의 개벽의지를 노래한 동학의 칼노래 (김지하, '이 가문 날에 비구름', "김지하시전집 · 3", p. 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