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재래의 길이를 재는 하나치의 한 가지.
각각의 사물은 각자의 고유한 존재 방식과 가치 척도를 가진다는 점에서 하나의 자로서 상징성을 지닌다.
가벼운 무게가 하늘을
생각하게 하는
자의 우아(優雅)는 무엇인가
무엇이든지
재어볼 수 있는 마음은
아무것도 재지 못할 마음
삶에 지친 자(者)여
자를 보라
너의 무게를 알 것이다 (김수영, '자(針尺)', "김수영시전집", p. 100)
새는 날아다니는 자요
나무는 서 있는 자이며
물고기는 헤엄치는 자이다
세상 만물 중에 실로
자 아닌 게 어디 있으랴
벌레는 기어 다니는 자요
짐승들은 털 난 자이며
물은 흐르는 자이다
스스로 잴 줄을 모르니
더없는 자이다
(모두들 인공人工을 자로 쓰며
깜냥에 잰다는 것이다)
자연만이 자이다
사람이여, 그대가 만일 자연이거든
사람의 일을 재라 (정현종, '자',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p.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