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으악새 → 억새

높은바위 2022. 11. 19. 04:37

 

대중가요의 노랫말 중에는 발음을 잘못하는 경우라든가,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오랫동안 애창돼 온 가요 중에 '짝사랑'이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이 노래에서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여러분은 여기에 나오는 '으악새'가 무엇을 뜻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으악새'라고 하는 새가 가을에 슬피 운다고 생각해서 '으악새'를 새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으악새'는 새의 이름이 아니고요.

 

'억새풀'의 사투리입니다.

'억새풀'이 가을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내는 것이 마치 우는 소리를 내는 것 같고, 또 '억새풀'은 어느 계절보다도 가을에 더 운치가 있기 때문에 이런 노랫말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노랫말을 시(詩)와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면, 표준어 규정이나 어법에 꼭 맞게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지만, 노랫말이 일반인들의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되도록 바르고 정확한 표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할 겁니다.

 

참고로 이 '억새'와 관련된 속담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 속담 가운데 '샛바리 짚바리 나무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샛바리'라는 말의 '새''억새'를 줄여서 부르는 말인데요.

이 속담은 '억새'를 꼬아 묶은 집이나, 짚을 꼬아 묶은 집이나 별 차이가 없는데도, '억새'로 묶은 자기 것이 더 낫다고 하며 남을 나무란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