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자식.
눈이 내린다.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피신해 온 밤에
아들의 시가 내린다.
눈 다친 어린아이
시가 내린다.
-아버지의 몸에 눈이 묻는다.
하늘의 눈이 묻는다.
빈 방 청소해주다 쓸어담은 종이 부스러기
쓰레받기 위에서 빛 발하던 싯구절.
눈이 내린다.
아들의 시가 내린다.
분명 눈이 내린다.
분명 우리 새끼들 자는 낮은 지붕 위
무겁고 성스러운
눈이 내린다. (이광웅, '아들 생각', "목숨을 걸고", <한국현대대표시선· Ⅲ>, p. 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