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ㅅ

사람

높은바위 2023. 12. 22. 07:48

 

영장과의 사람과에 딸린 동물.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한 동물로 사유 능력과 언어를 가지며 도구를 만들어 쓰는 특징을 지님. 인격을 지닌 사회적 구성원.

 

날이 저문다.

먼 곳에서 빈 뜰이 넘어진다.

無限天空(무한천공) 바람 겹겹이

사람은 혼자 펄럭이고

조금씩 파도치는 거리의 집들 (강은교, '自轉자전 · Ⅰ', "풀잎" P. 30)

 

저 뒷울 댓이파리에 부서지는 달빛

그 맑은 반짝임을 내 홀로 어이 보리

 

섬돌 밑에 자지러지는 귀뚜리랑 풀여치

그 구슬 묻은 울음 소리를 내 홀로 어이 들으리

 

누군가 금방 달려들 것 같은 저 사립 옆

젖어드는 이슬에 목 무거워 오동잎도 툭툭 지는데

 

어허, 어찌 이리 서늘하고 푸르른 밤

주막집 달려가 막 소주 한 잔 나눌 이 없어

마당가 홀로 서서 그리움에 애리다 보니

 

울너머 저기 독집의 아직 꺼지지 않은 등불이

어찌 저기 따뜻한 지상의 노래인지 꿈인지 (고재종, '사람의 등불', "사람의 등불", P.17)